문화 융합의 전형을 보여준 패션 아이콘, 칼리드 알 카시미 타계

영감을 불어 넣는 따뜻한 마음의 이야기를 전달한 카시미 특유의 디자인
글로벌 브랜드 ‘카시미’, 인류가 직면한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비판적으로 담아내

(뉴미디어뉴스) 셰이크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 경의 아들로 아랍에미리트 연방 최고회의 위원 겸 샤르자 통치자이자 유능한 패션 디자이너인 셰이크 칼리드 빈 술탄 빈 모하메드 알 카시미가 떠난 후 패션계가 애도하고 있다. 칼리드 알 카시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셜미디어에는 미래를 지향했던 디자이너와 그의 패션 유산을 기리는 게시물이 넘쳐나고 있다.

‘메시지를 담은 패션’을 창출하는 것이 셰이크 칼리드가 늘 추구하던 바였으며 그는 “중동지역 출신인 나에게는 정치를 논할 책무가 있다”며 “패션은 내가 일하고 표현할 수 있게 하는 나만의 도구이다”고 말한 적 있다.

아랍 유산과 에미리트 가치에서 영감을 얻은 고 셰이크 칼리드는 자기만의 영감을 아름답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승화시켰다. 그는 2008년 도시의 방랑자라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남성복 브랜드 ‘카시미’를 론칭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적이고 통찰력 있는 디자인 마인드’라고 묘사한 창의적인 에미리트 젊은이는 패션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관점과 자기만의 목소리를 표현했다. 셰이크 칼리드의 디자인은 런던과 파리의 패션 주간에서 여러 차례 전시되었는데, 문화의 융합을 섬세하게 반영하는가 하면 영감을 자극하고 영향을 불어넣는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숨은 의미를 담아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카시미 브랜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들과 경쟁했고 패션업계의 널리 알려진 고유 명사가 되었다. 다양한 컬러가 어우러져 젊음이 넘치는 디자인을 담고 있는 그의 컬렉션은 현대 세계의 문제와 논란에 관한 의견을 표출했고 그중 일부는 아랍 세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알 카시미의 2017 가을·겨울 컬렉션 티셔츠 디자인은 2020 파리 봄·여름 컬렉션에서 베트멍 브랜드가 이를 모방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아랍어, 프랑스어, 영어로 ‘쏘지 마라’라는 문구가 담긴 티셔츠는 19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략해 점령하는 과정에서 원래 레바논의 저널리스트들이 입었던 옷을 본 따 만들어졌다.

알 카시미의 디자인은 문화적,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세계의 양심을 대변하고 있다. 알 카시미의 컬렉션은 브렉시트에서 차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현안문제들을 말하고 있다. 그는 “이제 사람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영국과 중동의 패션 업계는 영국에서 활동한 성공적인 패션 디자이너의 죽음을 두고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의 디자인은 언제나 중동지역의 미래를 낭만적이고 희망적으로 보여주는 비전으로 기억될 것이다.

향년 39세의 셰이크 칼리드는 1980년에 태어나 9살 때 런던으로 이주해 톤브릿지 스쿨에서 미술 입학 장학금을 받아 수학했고 이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프랑스어와 영어를 공부하는가 하면 영국 건축학교에서는 건축학 학위를 취득했다. 셰이크 칼리드는 모국어인 아랍어 외에 7개 국어에 능통했다.

샤르자 도시계획 위원회 위원장이자 알레프 그룹 설립자인 고 셰이크 칼리드는 샤르자를 넘어 전 세계에 궁극적인 삶의 체험을 창출하는 데 전념했고 중동지역 최초의 국제 건축 플랫폼인 샤르자 아키텍처 트라이에니얼의 리더 역할을 하기도 했다.

고 셰이크 칼리드는 샤르자 에미리트의 인프라 프로젝트 개발에 큰 업적을 남겼고 그의 디자인 유산은 앞으로도 계속 살아있을 것이다.